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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골프

세 여인의 샷

by 삶의향기21 2014. 9. 4.

[방민준의 골프세상] 세 여인의 샷

방민준 골프칼럼니스트


우리 동네 골프연습장의 여성들은 정말 열심히 연습을 한다.
때를 가리지 않고 2층은 타석의 절반 이상을 여성들이 차지하고 있는데

한번 오면 두어 시간 연습하는 것은 보통이다.

이들에겐 공통적인 특징이 있다.
바로 남의 스윙에 일체 관심을 두지 않는다는 것이다.
남의 스윙을 관찰하지도 않고 코멘트 하지도 않는다.
오직 자신의 스윙을 줄기차게 되풀이 할 뿐이다.

연습을 쉬고 차를 마시며 수다를 떨 때에도 세상사를 입에 올리거나

늘지 않는 골프에 대한 불만을 털어놓을 정도고

상대방이나 자신의 스윙을 놓고 대화를 나누는 경우는 거의 없다.

 

모두가 골프 전문가도 아니면서 함부로 남의 스윙을 보고 이렇다 저렇다 말하는 것은

넌센스이며 에티켓에서도 벗어나는 것이라고 굳게 믿는 듯하다.
그래서인지 2~3년 전부터 보아온 여성들의 스윙은 거의 개선이 없고

고질병만 더 심해지고 있는 것 같았다.

한가한 시간을 택해 연습장을 찾았더니 2층에 3명의 여성이 열심히 연습하고 있었다.
연습하는 중간 중간에 세 여성의 스윙을 유심히 지켜본 뒤 나도 모르게

입에서 이런 말이 튀어나왔다. “세 여성의 스윙을 합치면 끝내 줄 텐데.”

한 여성은 견고한 하체로 스윙 중에도 몸의 중심을 잘 지킬 줄 알았다.

다만 몸의 회전이 별로 없이 팔로 스윙하는 습관이 굳어 비거리가 짧았다. 


또 다른 여성은 클럽에 중력이 실려 매트에서 퍽퍽 소리가 날 정도로 클럽이 잘 떨어졌다.

그립이 부드러워 손목의 경직현상이 거의 없었다.

 

문제는 이후의 팔로우 스윙이 제대로 이어지지 않아 방향성이 좋지 않았다.
세 번째 여성은 몸의 회전이 뛰어났다. 자연히 스윙도 파워가 넘쳤다.

그러나 몸이 중심을 지키지 못하고 스웨이 하는 바람에 뒷땅을 치거나 톱핑을 자주 했다.

세 여성의 스윙 중에서 장점만 뽑아 조합하면 몸의 중심을 잘 지키면서

부드럽게 클럽을 떨어뜨려 강력한 회전력으로 볼을 날려 보낼 수 있는

이상적인 스윙이 가능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바로 옆 타석 여성의 스윙에 조금만 관심을 갖고 자신의 스윙 장단점을 꼼꼼히 뜯어보면

얼마든지 지금과 다른 스윙을 할 수 있는데도 남의 스윙에 무관심한 나머지

답보상태를 면치 못하는 것이 너무도 안타까웠다.

귀에 리시버를 끼고 음악을 들으며 기계적으로 스윙을 하거나

이상적 스윙 궤도를 익히기 위한 빈 스윙을 생략한 채

매트에 볼이 놓이기가 무섭게 가격해 버리는 사람에게 스윙의 개선은 기대할 수 없다.

 
유능한 골퍼는 연습장에 도착하면 먼저 타석에서 연습중인 사람들의 스윙을 일별한다.

가장 좋은 스윙을 하는 사람의 스윙동작을 유심히 관찰해

자신과 무엇이 어떻게 다른지 분석해보고 연습에 반영한다.

그리고 엉터리로 연습하는 사람들의 고질적인 악습이 자신에게 생기지 않도록 유의한다.

이 정도의 점검노력이 없이는 아무리 연습장을 자주 찾아도 기량 향상을 기대할 수 없다.

 

골프실력이 늘지 않아서 고민하는 골퍼들에게 당장 필요한 것은 무조건적인 연습이 아니라

연습장에서 고수의 스윙을 관찰해 자신의 스윙과 비교해보는 습관이다.

자료제공 | 골프매거진
 
출처:한국아이닷컴